
뭐 실제로 마지막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시점에선 마지막이긴 한 (덧붙이자면 이나후네가 최근 런칭한
모바일게임은 벌써 서비스종료 소식이 떴습니다 ㅎㅎ) 이나후네 최후의 콘솔 게임 리코어에 대한 감상, 썰을 풀어봅니다.
처음 트레일러가 떴을 때, 등장하는 메카들에게서 왠지 모르게 대시 시리즈의 리버드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그 당시 저는 이나후네의 대한 악감정이 극에 치달았던 때라 (뭐 딱히 지금이라고 다르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니가 만드는 게임이 잘 나올리가 있겠냐 으이구..하면서 관심 밖에 뒀었고, 실제로 출시된 게임은...

처참한 수준의 평가를 받으며 몰락했습니다. 기나긴 로딩과 반복적인 레벨 디자인등이 단점으로 지적받았죠.
뭐 그렇게 자연스레 제 기억에서도 잊혀져 갔고, 그렇게 영영 리코어란 게임은 저랑 연이 없을 거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XBOX 진영에 혜자 서비스가 등장하게 되는데, 그 이름하야 XBOX 게임패스! 두둥..
월정액 얼마를 내면 수많은 게임들을 마음내키는대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인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리코어였습니다.
PC게임패스엔 XBOX와 달리 할만한 게임이 많지 않았던지라, 플레이 가능한 게임 목록을 살펴보다가 리코어를 발견!
"흠 옛정을 생각해서 똥겜이라지만 한 번 해볼까?" 루트에 돌입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며칠 플레이를 하고 엔딩을 본 순간 제 머리에 떠오른 감상은...

어라? 생각보다 괜찮은데? 였습니다.
특히 록맨 시리즈를 많이 즐겨왔던 분이라면 의외로 꽤 해볼만한 게임이 아닌가 싶은데,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3D로 출시된 록맨 게임들은 뭐 하나 제대로 된 조작성을 가진 게임이 없었습니다. 끔찍했던 X7은 물론이고, 대시 시리즈도
조작성에 한해서는 별로 좋은 소린 못 들었던 물건이지요. 만약 제대로 된 3D 록맨이 나온다면..이런 감각이 되겠구나 하는
간접체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플랫포머 형식의 스테이지가 많은 건 본가, 클래식 시리즈의 느낌이 나고, 공중대시 같은 스킬은 X시리즈의 느낌도 나고,
배경이나 메카 디자인 같은 부분에선 대시 시리즈의 향기가 느껴지는...실제로 록맨 시리즈와는 눈꼽만큼도 관련이 없는
게임입니다만, 게임 곳곳에서 록맨 시리즈의 영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뭐 그런 게임이었다는 얘기.
뭐 오랜 록맨팬으로서의 감상은 그렇습니다만,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낮은 점수가 이해 안 갈 정돈 아닙니다.
처음 발표 때부터 저예산 게임을 표방해서 그런지 부족한 볼륨과 강제적인 올클 강요, 처음부터 끝까지 무미건조한
연출 등등. 만인을 위한 게임이라고 말하기엔 여러모로 곤란한 퀄리티라고 할 수 있죠.
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이나후네는 현세대 게임 트렌드를 전혀 못 따라가는 제작방식을 고집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이나후네제 게임은 항상 부족한 볼륨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죠. 16비트 도트 그래픽이라도 어마어마한 볼륨과 시스템으로
찬사를 이끌어내는 인디게임들이 수두룩한 상황인데, 으잉~ 우리 게임 저예산이어요~ 방긋 하면서 부족한 볼륨으로
내면, 유저들이 만족할까요? 물론 자본과 인력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선택과 집중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만, 이나후네는 항상 엉뚱한 곳에 투자해서 죄다 말아먹는 그런 느낌입니다. 데드라이징 만들 때도 영화 만든다고 하면서
헛돈 쓰질 않나, 마이티NO.9은 되도 않는 온라인요소 때문에 몇 개월을 연기하고 자빠지더니 본 게임 꼬라지는 -_-
록맨 대시 1편에 대해 이나후네가 한 말이 있죠. 자기는 크게 히트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실패해버렸다고...
아마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대시 1편 많이 한 사람이 거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만, 저 발언 하나로 이나후네는 저에게
겜알못 개발자로 낙인 찍혀 버렸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대시 1편은, 확실히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이었음은 분명하지만, 타 게임들과 비교할 시 부족한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았죠. 만성적인 볼륨 부족은 물론이요,
메인이 되는 던전의 구조도 너무 단순 평이했으며, 지금 와서는 패드를 던져버려도 할 말 없을 조작성까지..
결국 현재 트렌드를 이해하지 못 하고 뒤쳐지기만 한 개발자가...마이티NO.9과 리코어 같은 작품을 마지막으로
콘솔 업계에서 퇴출되는 수순에 이르고 만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뭐 킥스타터 사기만 안 쳤어도 복귀할 명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_-; 저러고 업계에 붙어있는게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뭔가 쓰다보니 리코어에 대한 얘기보다 이나후네 비판에 대한 얘기가 더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 어쩔 수 없는 의식의
흐름 -_- 뭐 어찌됐건 리코어란 게임은 아예 기대를 내려놓고 플레이하면 록맨팬들에겐 나름 할만한 게임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MS가 게임패스를 헐값에 막 뿌리는 중이라, 거의 공짜나 다름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은 한 번
즐겨보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 호적 파인 옛아버지의 사실상 최후의 작품으로서 말이죠.
덧글
한편으로 록맨대쉬가 선구적인 게임은 아닙니다. 레벨구조 자체는 메트로이드 속성을 가지고 있고, 컷신연출은 천외마경2 이후로 일본 게임계에서 중요한 (없어도 되지만 없어서는 안 될 (?))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것도 특징이랄게 없습니다. 거기에, 주목(록-온) 시스템은 록온인 채로 이동할 수 없기에 불편한 반면, 1년 후에 나온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록온한채로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여서 후발주자보다 훨씬 뒤떨어지게 보이게 만들었죠. (불과 몇 개월 차이인데도!) 그리고 젤다에서 쓰인게 Z(깊이)-주목 타겟팅은 오늘날 3D 게임개발에서 뺄 수 없다 시피한 요소가 되었고요. Z-타겟팅이상 뭐가 있을까해도 당장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니까 컨트롤 신경 썼더라면... 하다못해 타겟팅시스템이라도 고쳤다면 현재의 게이머들은 Z-주목의 선구자로 이나후네 케이지를 주목했을 거란 말입니다 (...) 이래서 고집이 무서운 거에요. 고집에 의해 좋은 게 만들어지지만, 고집에 의해 더 좋은 기회를 날리는 겁니다. 어려운 게 남는거다라는 고집에 의해 방치한 조작성 하나 땜에 록맨대쉬가 무너진 거니까요. 허나 또 생각해보면, 당시 3D 게임계 조작성이 (패드 플레이 한정) 전세계적으로 개판이었던지라 이나후네 탓하기도 좀 그렇긴 하군요 (...) 개인적인 식견에 의한 판단입니다만, 그래도 동시간대 컨트롤에서는 중간은 갑니다.
그나저나 쓰다보니 소울새크리파이스는 잊고 있었네요. 그거 할만하단 평이 있었는데 안해봐서 뭔 게임인지 잘 몰라서 말입니다 (...)
툼레이더 같은 게임에 비하면야 볼륨이 크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젤다의 전설같은 게임과 비교하면 ?? 물음표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나후네는 줄곧 자신의 최고의 게임을 신들의 트라이포스로 꼽곤 했는데, 그거 볼 때마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더랬죠. 그럼 니가 만드는 게임도 신포같은 컨텐츠를 집어넣으라고..인간아! 라고 말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대시의 시스템 면면을 보면 선구자적인 게임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만, 그 당시 풀3D로 공간을 자유롭게 누비며 여기저기 탐색하는 부류의 게임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 범위나 볼륨이 작아서 크게 체감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였을 뿐. 분명히 그 당시로서는 좀 더 진보적인 형태의 게임이란 사실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컨트롤에 관해서는 할 말이 좀 많은데, 지금 시점에 와선 분명히 구린 게 사실이고 그 당시에도 처음엔 뭐 이따구야? 라는 말이 안 나올수가 없었습니다만, 그것도 적응되면 뭐 ㅎㅎ 요건 제가 생각중인 글을 한 번 더 쓸 예정인데 거기서 더 자세하게 한 번 써볼까 합니다. ㅎㅎ
소울 새크리파이스는 그냥 신선하긴 한데 재미없는 게임이란 게 제 결론입니다 (..)